9월 10일부터 3박 4일간 장가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투어MBC의 담당자분이 친절해서 기분 좋았고, 공항에서부터 출입국을 담당해주실 가이드분도 동행하여 무척 편했습니다.
그런데 버스에 문제가 있어서 청주공항으로 가던 도중에 터미널에서 30분 가량 기다려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연휴 막바지라 고속도로가 막힐 것을 우려하여 2시간 일찍 출발한 덕분에 일정에는 아무 지장 없었지만,
평소 버스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운행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불안감과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장가계의 숙소는 베스트 웨스턴 호텔이었는데, 장가계 호텔은 모텔 수준이라는 말을 듣고 갔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던 것과는 달리 훌륭한 숙소였습니다.
전 일정동안 식사도 대체로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장가계 여행에서 가장 속상했던 점이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렇게 후기도 작성하게 되었구요.
바로 대협곡입니다.
저희 일행은 대협곡 대신에 공중전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이드님이 대협곡과 공중전원의 장단점을 잘 설명해주고 찬반을 거쳐 일정을 변경했다면 덜 아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이드님은 대협곡은 이제 한물 갔다. 새로운 공중전원대협곡이라는 곳이 훠~얼씬 더 좋다. 이왕 오셨으니 더 좋은 것을 봐야하지 않겠느냐.
라면서 일방적으로 일정을 변경해버렸습니다.
저는 출발 전부터 대협곡을 무척 기대하고 갔었기 때문에 황당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가 훨씬 좋은 곳이라고 추천하는 곳이라면 과연 어떨지 기대하면서 공중전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비포장도로를 한참 덜컹거리며 달려서 도착.
하지만 걸어내려가야 하는 길에는 난간조차 없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신 아버지께서는 난간이 없는 내리막길에 관광을 포기하시고 화장실 앞에 앉아 기다리기를 택하셨습니다.
이미 오전 일정으로 지친 다리를 이끌고 장관을 기대하며 한참을 걸어 전망대에 갔던 나머지 일행들은
돌아와서 저희 아버지께 안 내려가길 잘하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장관이었습니다. 기암절벽들의 향연이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었습니다.
장가계 일정 중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었던 장관이었죠.
옵션비를 지불한 것이 아까웠습니다. 40달러를 내고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일행분은 소달구지를 탄 것 같다고 표현하셨어요) 고생만 한 기분이었습니다.
(심지어 저희 아버지는 40달러를 내고 왕복 택시만 탔던 셈이었죠)
가이드의 설명부족으로 심지어 이 곳을 다녀온 다음에도
우리 대협곡은 언제 가느냐? 옵션 일정은 언제인가? 라고 질문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대협곡도 계단을 800여개 내려가야 하는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것은 압니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더 좋아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돌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고, 폭포와 옥빛 계곡물을 옆에 끼고 협곡 사이를 산책하는 코스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컸습니다.
공중전원을 다녀온 다음, 대협곡을 다녀온 분들의 후기를 다시 찾아보니 더욱 속상해집니다.
장가계에 다시 가게 되지는 않을텐데...
다른 일정에서 시간을 조금씩 줄여서 추가 옵션으로 원하는 사람만 공중전원으로 안내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봅니다.
가이드는 조영남 가이드님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의 인솔과, 버스 내에서의 간략한 안내를 제외하면 관광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장가계 여행은 어르신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르신들의 입장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인솔과 친근한 느낌의 가이드를 선호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었다고 봅니다.